"도서관에 사는 남자 님, 추운데 잘 지내시죠?" 오랜만에 S에게서 연락이 왔다. "잘 지내지, 일은 좀 어때?" "관뒀어." "요즘엔 뭐하고 살아?" "그게 고민이야, 어떻게 하면 즐기며 살 수 있을까." "오랜만에 얼굴이나 한번 볼까?" "좋지." 하고 싶은 일 "잘 지냈어?" 어느 날 오후 카페에서 S를 만났다. 자주는 아니지만 꾸준히 만나는 사이라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어색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랜만이라며 커피는 자기가 사겠다고 했다. 아직도 이렇게 여기저기서 신세를 지고 다닌다. 잘 지내냐는 나의 인사에 그녀는 환한 표정으로 답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두움이 느껴졌다. 무언가 고민이 많은듯했다. 꼬치꼬치 캐묻는 성격은 아니라 S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때까지 기다려줬다. S는 조금씩 이야기..
영어 공부를 하기로 했다. 중학교 때였을까. 처음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도시에 살았다면 그보다 이른 나이에 영어 공부를 시작했겠지만 시골에 살았던 나는 중학생이나 돼서야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물론 조금 일찍 시작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대략 10년간 영어 공부에 애를 먹었다. 중학생 때는 학교 시험 성적 때문에 애를 먹었고, 고등학생 때는 수능에서 영어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애를 먹었다. 대학교에 와서는 토익이며 말하기 수업이며 각종 시험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10년간의 영어 공부가 내게 영어로 대화가 가능하도록 입을 터주지는 않았다. 그저 일부 지문을 읽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갖추게 해줄 뿐이었다. 어디 써먹을 데도 없었다. 만약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 나만의..
#1. 하루관리 주말이기는 하지만 오후에 약속이 있어 나름 바쁜 하루였다. 어제 조금밖에 하지 못한 영상 편집을 좀 더 하고, 블로그에 글을 한 편 썼다. 오전에 빡빡하게 잘 보낸 덕분에 마음 편히 오후 약속을 나갈 수 있었다. 수진 씨를 만나는 약속이었다. 처음 만나고 두 번째 만남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맡아서 하는데 강연 프로그램에 연사로 나와줄 수 있냐는 제안을 했다. 강연시간도 짧고 주제도 재미있을 거 같아 하기로 했다. 그래서 강연 얘기차 보기로 했다. 카페에 들어가 얼른 강연 얘기를 마치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조금 나누다가 돌아왔다. 즐거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열정이 생기는 시간이었다. #2. 글쓰기 요즘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로 쓰고 싶은 주제가 정말 많다. 원래는 컴퓨터 메모장에 기록해두..
#1. 하루관리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을 5시 반에서 5시로 30분 당겼다. 일과를 다시 시작해보니 글쓰기며 공부며 영상 만들기며 할 일이 너무 많았다. 해야 할 일들을 먼저 하다보니 자꾸 책 읽는 시간이 줄어만 갔다. 명색이 도서관에 사는 남자인데 책 읽는 시간이 너무 적은 건 아닌가 싶었다(물론 그래도 최소 하루에 한 시간은 읽는다). 그래서 중요한 책 읽기를 하루 첫 일과로 정했다. 이전 기상 시간이라면 다섯시 반부터 여섯시 반까지 한 시간 정도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일어나서 하루 할 일을 적고 정리하는 시간까지 포함해 한 시간이니 실제 책 읽는 시간은 한 시간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어나는 시간을 5시로 변경했다. 예전에는 4시에 일어나기도 했으니 5시 정도면 큰 무리는 아..
학창시절 많은 후배들과 가깝게 지냈다. 가깝게 지내는 후배들 중 남자후배들이 더 많았지만 여자후배들도 적지는 않았다. 남자와 여자 사이를 편가르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여자후배들은 남자친구가 생기면 연락을 끊었다. 이해한다. 연애를 하면서 다른 이성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누가 좋아하랴. 어쨌든 여자후배들은 그렇게 하나둘 멀어져 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멀어지지 않고 곁에 남아있는 여자후배들이 몇 있다. Y는 그런 여자후배들 중 한 명이다. 사실 이런 후배들에게는 후배라고 부르기보다는 동생이라고 부른다. # 만남 오랜만에 Y를 만났다. 잊을만하면 안부인사를 보내는 Y는 이번 명절도 안부인사를 보내왔다. 연락이 된 김에 얼굴 좀 보기로 했다. 학창 시절 마냥 애 같기만 하던 Y는 어느덧 어엿한 직장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