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 시간이 길수록 많은 것들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연애 초기에는 사소한 것에도 쉽게 감동한다. 기념일에 선물을 챙겨준다거나, 늦은 시간에 집에 바래다준다거나, 손편지를 써주는 일 등 사소한 행동에도 쉽게 감동을 느끼곤 한다. 물론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하지만 연애 기간이 길어질수록 연애 초기에 느꼈던 사소한 감동이나 고마움들은 점차 사라져간다. 기념일에 선물을 챙겨주는 일은 당연한 일이 되고, 집에 바래다주는 것, 손편지를 써주는 것, 추울 때 겉옷을 벗어주는 것 등 처음에는 당연하게 느끼지 않았던 것들이 당연해지기 시작한다. 연애도 이럴진대 결혼은 어떠할까. 가끔도 아니고 매일 얼굴을 보고, 함께 하는 시간은 훨씬 많아진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더욱 많은 것들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난 집에 있는 남자다. 물론 짝꿍이 돈을 벌어오고 나는 집안에서 집안일만 하며 노는 건 아니다. 짝꿍은 나가서 돈을 벌어오지만 나는 집안에서 돈을 벌어온다. 아직 내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방이 두 개인 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짝꿍의 배려로 큰 방은 침실로 사용하고, 작은 방은 내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원래는 매일 아침 일찍 도서관에 출근하듯 나가서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일을 하고 공부도 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 집안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집에서도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짝꿍이 원하는 바였다. 그러다 보니 내가 방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면 종종 청소기를 돌리는 소리나 세탁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나가서 도와주려 하면 괜찮다고 들어가서 할 일 하라고 하곤 했다. 하지만 막상 짝꿍이 ..